계묘년(辛卯年)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계묘라는 의미는 검은 토끼해라는 뜻인데 토끼는 다산다복(多産多福), 그리고 귀가 커서 경청(敬聽)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코로나19가 시작된 후부터 오늘까지 만 3년의 시간 동안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치르며 정신없이 보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언제 예년과 같이 정상적인 사회 모습이 될지 아무도 모르고 기약도 없는 채로 지내고 있습니다. 더욱이 우리는 우리 병원의 특성으로 인해 보건소와 정부의 정책하에 여전히 PCR 검사와 코호트를 하면서 지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혼란 속에서도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말없이 묵묵히 수행하는 가운데에서 한 해를 보내고 또 새로운 해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은 유유히 강물처럼 흘러가건만, 사람들은 한 해를 단위로 시간의 마디를 정해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계획합니다.
지난해 세웠던 모든 계획들이 잘 이루어졌으리라 생각하지만, 혹시 미진함과 잘못됨이 있었다면 빨리 잊고 새로운 방법을 찾아 현재를 즐기고 그러한 가운데 앞날을 도모해야 할 것입니다.
최근 세상의 변화 속도는 우리가 감내하기에는 너무 빨라 가끔 지치고 놀랄 때가 많이 있습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들도 조금만 방심을 하면 이제 무슨 용어를 사용하는 것인지 알지 못할 정도로 눈코 뜰 사이 없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혼자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쩔 수가 없는 시기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럴 때일수록 어느 한 사람의 직관이나 지식이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조직으로 우리 병원을 변화시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여야 할 것입니다.

참게들의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그들은 항아리 속에 넣어두면 항아리를 빠져나가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합니다. 게가 한 마리밖에 없을 때에는 도망가지 못하도록 덮개를 씌워야 합니다. 그러나 두 마리 이상일 때에는 덮개가 필요 없습니다. 한 마리가 밖으로 빠져나가려고 하면 다른 게가 끌어내리기 때문입니다. 혼자만 살려는 미련한 행동 때문에 남도 어렵게 하고 결국은 자신도 최후의 피해자가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우리도 참게처럼 자기만 살려고 서로를 잡아당기다가 항아리 속에 갇혀 있는 처량한 모습이 되지 말고, 토끼처럼 귀를 세워 서로의 말을 경청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해 나아가는 계묘년을 만들어 봅시다.
더욱이 2023년은 경제가 더욱 나빠지고 힘들 것이라는 예측이 많습니다.
잘 대비를 하지 않으면 참게의 양상을 우리가 맞지 않으리란 법이 없습니다. 하지만 행복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발견하고 창조하는 것임을 되새기면서 더 나은 2023년을 만들어갈 우리들의 모습을 스스로 기대합시다.

우리가 혼자서 꿈을 꾸면 오로지 꿈에 그치지만 모두가 함께 꿈을 꾸면 그것은 새로운 세상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금년 3월이면 병원 공사도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될 것입니다. 더 좋아진 환경에서 함께 꿈을 꾸는 계요병원이 되었으면 합니다. 계요병원의 모든 환자와 직원들의 건강과 가내에 축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