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걸리지 않기 위해 대인관계를 거의 끊다시피하며 감염 예방을 위해 노력한지 3년째이다. 행여 나로 인하여 병동의 환자들이 감염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3년 내내 안고 산 것 같다.

일주일에 한 번 우리는 PCR 검사를 한다. 그리고 검사 결과가 나오는 날에는 결과가 조금만 늦어도 혹시 확진이 되었을까 긴장을 하고, 음성 결과를 받기까지 가슴을 졸이게 된다. 병원에 근무하는 직원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병동 근무자는 이런 불안과 긴장이 이루 말할 수 없다. 나로 인해 입원을 받지 못할까 봐, 나로 인해 병동이 코호트가 될까 봐....
이렇게 조심하며 지내도 간혹 감염이 되면 죄지은 사람처럼 얼굴을 들 수 없고, 미안함에 몸 둘 바를 모른다.

코로나 상황에서 응급병동에 근무하는 것은 더 부담감과 어려움이 큰 것 같다. 응급환자가 입원하면 1박 이상의 격리를 하고 신속 항원 검사를 하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혹시 모를 감염에 대비해 4종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근무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다 병동에 확진자라도 발생하면 병실 문이 잠기고 이른 새벽부터 방호복을 입은 치료자는 병동의 모든 환자들의 입과 콧속을 찌르는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그럼에도 저항 없이 입과 코를 내어주고, 몸이 아픈 상황에서도 치료자에게 수고한다며 격려해 주는 환자들을 보면 마음이 무겁고 먹먹하다. 환자가 치료자의 손길을 필요로 해도 치료자는 코호트 동안 환자를 밀착 간호할 수 없으며, 코로나 증상이 악화되어 전담기관으로 이송하는 앰뷸런스 안에서도 가까이 돌봐줄 수 없다. 전담기관으로 보낼 때는 홀가분한 마음보다는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2021년 11월부터 위드 코로나를 선언하였다 중단하기를 반복하며 일상으로의 복귀를 시도하던 정부는 이제는 실내 마스크 해제를 점검하고 있다. 이렇게 병원 밖 세상은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병원 안 세상은 여전히 코로나 바이러스와 힘겹게 싸우고 있다. 차갑게 식은 도시락을 먹으며 스스로 위로하고, 감염되지 않게 조심해야 하는 이 긴 싸움을 얼마나 더 해야 할까?

지금 방역 완화 속 정신의료 현장 근무자는 신체적·정신적으로 지쳐 있다. 정신의료기관은 높은 이직률에 반해 채용이 되지 않을뿐더러, 정신병원의 특성상 밀접ㆍ밀집ㆍ밀폐된 환경으로 코로나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감염병이 아닌 계절성 독감으로 질병 관리 형태의 변화가 있지 않는 한, 정신 의료 현장은 본연의 업무로 환자를 제대로 치료할 수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새해가 오고 있으나 설렘보다는 새해에는 또 코호트를 몇 번이나 더 해야 할지 걱정만 앞선다.

하지만 그래도 언젠간 우리도 일상으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생각하며 오늘도 힘을 내본다. 코로나 덤벼라~~~~ 힘을 내자~~ 아자아자 응급병동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