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공백 끝에 일을 드디어 하게 되었다는 안도감과 내가 이 일을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이 뒤섞이면서도 “한 번 해보자”라는 마음을 가지고 보호사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라서 일을 하는데 있어서 긴장감과 불안감은 높아지고 무엇을 하는데 자신감이 없었을 때 옆에서 해주신 격려와 충고는 이 시기를 무사히 마치고 여기까지 올 수 있게 저를 만들어주었습니다.

누군가 이 일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게 무엇인가 물었던 적이 있습니다. 머릿속으로는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지만 쉽게 대답하지 못했고 그 분은 다른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환자와의 “라포” 형성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해주셨습니다. 라포는 프랑스어로 “마음과 마음의 다리를 잇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으며 관계의 구축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예전에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던 환자가 라포로 형성된 보호사의 말을 듣고 차분해지는 모습을 보며 환자와의 상호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이후로 나는 환자와의 관계 형성 및 요구에 대해 적절하게 반응하고 응대했는지 항상 생각하게 되고 그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했어야 했는지 고민하고 방법을 찾게 됩니다.

1년을 돌이켜보면 시간이 빠르다는게 피부에 와닿습니다. 보호사로 일을 하면서 힘들었던 적도 많았지만 상태가 안좋았던 환자들이 점차 나아지며 웃고 행복해하는 모습, 상태가 호전된 환자들이 건강하게 퇴원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과 만족감을 느낍니다. 병동까지 가는 발걸음은 무거워도 병동에 들어선 순간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스스로 이 일을 더 잘하고 싶고 실수 없이 해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올해 수고하신 병원 모든분께 감사드리며 내년에는 스스로 더 발전하는 한 해가 되길 희망합니다.

2024년 12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