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동에 코로나 확진 직원이 있다는 연락을 받고 머릿속이 온통 하얘졌다.
지금 당장 뭘 해야 하지? 멘붕 그 자체..

일단 직원들에게 공지하고 아이 등교를 중지 시켰다. 환자들에게 이동금지 방송을 한 후, 마스크를 배포했다. 병동 내 모든 환자의 PCR 검사 시행을 하며, 검사 결과 나오기까지 너무 걱정이 되었다. 피가 마르고 두렵다는 표현을 이럴 때 쓰나 보다 싶었다.

새벽에 양성 그룹이 있다는 연락을 받고 이 상황에서 사라지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다 문득 내가 이러고 있으면 나를 보고 있는 우리 병동 직원들과 환자들은 어쩌나 싶은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누구의 잘못도 아닌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의 문제라는 걸 이성적으로 되새기며, 머릿속을 정리하기로 했다.

하루아침에 변화된 나의 일상, 나로 인해 변화된 가족들의 일상은 일단 뒤로 미루어둔 채.....
지시사항에 따라 정말 죽을힘을 다해 청소, 소독, 환자 관리를 하는데도 계속 들리는 추가 확진자 소식에 마음이 무너져 내리기가 반복되었다.

마지막 확진자를 타 병원으로 이송 보내고 일주일이 지났다.
더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고 또다시 일주일이 지난 후에도 PCR 검사에서 양성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마지막 검사에서도 모두 음성이 나오던 그날, 비로소 환자들과 직원들 모두 다 한마음으로 함께 기뻐할 수 있었다. 너무 힘들었던 방호복, 매일 하루에도 몇 번씩 소독하고 청소하고 또 소독하고 청소하고 매일 눈뜨면 코를 찔러 검사를 해야 했던 시간들이 ‘격리 해제’ 되었다는 간호부장님의 한 말씀에 모두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힘든 시간을 함께 겪은 직원들 간의 동료애가 생겼고 환자들과도 뭔가 설명할 수 없는 전우애 같은 감정이 생긴 것 같다. 또한 간호과 식구들을 비롯한 많은 부서 식구들, 이사장님과 원장님, 병동장님... 함께 걱정해 주고 관심 가져주셔서 많은 위로가 되었다. 말로만 듣던 코로나 확진자 발생 사태에 적극적이고 헌신적으로 대처해 주신 간호부장님, 아침마다 샌드위치와 간식으로 위로를 해주신 행정원장님께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리고 이런 일은 나에게도 계요가족 어느 누구에게라도 일어날 수 있는 일임을 명심하고 개인 방역수칙을 잘 지켜야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코로나 감염병과의 사투.
계요 전 직원 모두 파이팅~!!!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