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입사 35년 차 허향숙 입니다.
1986년 논길 따라 허허벌판에 우뚝 서 있었던 계요병원에 입사했던 기억이 어제 같은데 벌써 입사 한지 35년이란 세월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습니다.
철없는 어린 나이에 입사할 당시에만 해도 정신병원에 근무한다는 자체가 남들에게 이상하게 비쳐질까 두려워, 직장 이름을 맘대로 이야기할 수 없었던 시간도 있었습니다.

지금 이 계요병원은 제가 입사할 당시에는 안양신경정신병원이라는 이름의 150병상이었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병상수가 늘어나 500병상이 되었고, 1992년 드디어 안양신경정신병원에서 계요병원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거듭나면서 비로소 저 역시 새로 태어난 기분이 들어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그 후 94년에는 신관 병동을 지어 800병상으로 증축하는 감격적인 순간에도 함께할 수 있어 뿌듯했습니다. 2002년에는 다가올 21세기 실버산업에 발 빠르게 대비하기 위해 노인전문병원을 개원하는 쾌거를 이룩하는 것을 보면서 계요병원의 끊임없는 발전에 저도 함께 커 나갈 수 있는 기쁨을 가장 가까이서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35년을 돌이켜 보면.. 원무과 발령을 시작으로 직원들과 보험 청구 업무를 밤샘하며 하면서도 항상 즐거웠던 기억과, 경리과 발령을 받아 직원들의 월급을 현금으로 봉투에 담아서 한 분 한 분 전달했던 기억, 무거운 타자기로 급여대장을 만들고 있던 시절 이사장님이 전동 타자기를 사주셔서 너무너무 행복해했던 기억, 1992년 PC 보급으로 만든 업무를 컴퓨터로 문서 작성할 수 있을 때의 가슴 떨림들, 사무장님과 행정부서 여직원들의 1박 속초 여행의 즐겁고 풋풋했던 기억들, 전 직원 단합 체육대회에선 여러(많은) 경기종목 수에도 전혀 지치질 않았던 행정부 여직원들의 응원가, 연말이면 부서별 장기자랑을 하였는데, 행정부 여직원들의 람바다 춤, 노래, 연극 다 같이 한마음으로 공연을 준비해서 상품을 받았던 기억들, 매년 12월 1일이면 개원 기념일 행사를 하면서 근속 직원들 한 명 한 명 상금(금)을 주시던 이사장님의 특별 이벤트와 함께 따듯한 포옹과 금덩이에 키스했던 즐거운 기억, 입사 15년 만에 장부로 기록하였던 업무를 전산화 시켜주신 실장님의 안목으로 업무의 편리와 효율성으로 시대에 발맞추어 따라갈 수 있었던 자신감들이 힘들었던 기억보다는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제 나이 20대부터 시작하여 35년 동안 계요병원이라는 친정집에서 가족이나 다름없는 직원들과 함께 희로애락을 같이 느끼며 보냈습니다.
친정 부모님께서 55년 만에 허름한 단독주택 집장만을 하셨을 때도 흔쾌히 집들이에 참석해 주신 이규항 이사장님, 직원들의 개인적인 사건사고를 자신 일처럼 도와주신 이용래 사무장님, 숫자를 다루는 부서이니만큼 긴장과 총기를 잃지 말라고 늘 채찍질해주신 이희봉 실장님, 직원들 건강에 문제 생기면 내 자식처럼 최선을 다해 건강을 찾게 도와주신 안정호 과장님, 그밖에 많은 선배 동료들 덕분에 이렇게 저도 건강하게 발전하고 성장할수 있었습니다. 이 기회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인생의 대부분의 시간을 계요병원과 함께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으며, 아름답게 늙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남은 기간 동안 이렇게 제 삶을 지켜준 계요병원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계요병원 발전을 위해 더욱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