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먼저 올해(2023년) 정년퇴직을 앞둔 오세철 과장님과 말씀을 나누어보겠습니다. 과장님의 입사하셨던 시절의 보호과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오

저는 1985년 3월에 입사했습니다. 제가 입사했을 당시는 지금 현재의 계요병원 본관이 지어지기 전이었어요. 약 20명 정도의 직원 중 보호과 직원은 모두 5명이었습니다. 당시 현재 노인병원의 1층은 원무과였고 2층과 3층이 병실이었습니다.

이

본관이 지어지기 전이라면 아마 상상하기 어려운 직원들도 많을 것 같네요. 그때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으시면 소개해 주세요.

오

당시에는 병원의 앞이 정원, 논, 산으로 둘러싸여 있었어요. 그래서 토끼들이 지나다니곤 했습니다. 저녁에는 1층에 불을 켜면 병원 건물 안으로 독사가 들어오기도 했어요. 당시에 지하에 보일러실이 있었는데 보일러를 켜는 임무가 보호사에게 있었어요. 매일 새벽 2시, 새벽 4시에 보일러실에 내려가서 보일러를 틀어야 했어요. 당시에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외딴 병원 건물의 지하에 있는 보일러실에 들어가는 것이 영안실 들어가는 것처럼 무서웠어요. 우리들의 터벅터벅 대는 발소리가 너무 무서웠고, 보일러를 켜면 다다다다하다가 텅 하면서 보일러가 붙는 소리를 확인하고 다시 올라와야 했습니다. 보일러실에 대한 추억이 새롭네요.

이

당시에는 정말 산으로 둘러싸여 밤이면 온 사방이 깜깜했을 것 같아요.

오

네, 정말 깜깜한 밤이었습니다. 또한 겨울에 온 병원의 식구들이 함께 김장을 했습니다. 300포기 되는 배추를 3일에 걸쳐서 김장을 했는데, 배추를 나르는 일도 보호사들의 역할이었어요. 다른 남자 직원이 거의 없었으니까요. 도로 옆 병원 땅에 구덩이를 파고 항아리를 묻었습니다. 참 춥고 힘들었지만 주방 아주머니가 끓여주신 라면이 참 맛있었어요.

이

아 정말 요즘에는 보기 어려운 땅에 항아리를 묻고 김장하던 시절이었네요.

오

병동에서 사용하던 곤로에 라면 2개, 계란 2개, 김치가 야식이었어요. 당직을 하는 직원들은 곤로에 라면을 끓여 먹었어요. 한 병동에 간호사 1명 보호사 1명이 근무하였고, 내가 라면을 끓이면 간호사가 설거지하곤 했습니다. 정말 가족 같은 직원들이었습니다.

이

과장님의 얘기를 들으니 저도 옛날 생각이 어렴풋이 떠오르네요. 정말 오랜 시간 동안 계요와 함께해 주셨는데 근무하시면서 어려운 점도 많으셨을 것 같아요.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은 어떤 점이 있을까요?

오

폭력적인 환자를 만날 때 가장 어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근무하면서 많이 다치기도 했었죠. 제가 처음 입사했을 때는 정신과 약도 좋지 않아서 폭력적인 환자도 많이 있었습니다. 환자 이송 시 칼을 들었던 환자도 있었습니다.

이

듣기만 해도 아찔한 순간이었을 것 같습니다. 성계장님은 근무하시면서 어떤 점이 어려우신가요?

성

저는 환자분들을 대할 때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느낍니다. 환자분들과 관계 형성을 잘 해야 사고 없이 근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특별히 지난 몇 년간 코로나 시기를 겪으면서 다른 여러 부서가 모두 힘들었지만 특별히 보호과가 어려운 점이 많았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어떤 점이 가장 힘드셨는지요?

오

코로나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는 걸리면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직원이 많았습니다. 나도 많이 두려웠지만 과장으로서 코로나 환자의 이송을 주로 담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코로나 기간 동안 병원에서 코로나에 걸리신 환자분들을 전담병원으로 이송했던 것이 참으로 어려웠던 점으로 기억됩니다.

이

정말 코로나 기간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장호성 팀장님과 성낙준 계장님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네요. 두 분은 언제 입사하셨는지요?

장

저는 1994년 12월에 입사했습니다. 제가 입사했을 때 막 신관이 건축되었어요.

이

장호성 팀장님도 오랜 시간 계요와 함께 하셨네요. 근무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으시면 들려주세요.

장

회진을 도는데 환자 한 분이 저를 각하라 부르며 제가 노무현 대통령인줄 알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환자분에게는 한 달 정도 대통령으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

그러고 보니 노무현 대통령님과 이미지가 많이 비슷하시네요.

성

저는 2005년 입사했습니다. 제가 입사했을 때는 노인병원이 완공된 후였습니다. 저는 퇴원하신 환자분이 외래에 왔을 때 고맙다고 편지를 주셨는데 그때 정말 감사하고 뿌듯했습니다.

이

두 분도 계요와 정말 오랜 시간을 함께 하셨네요. 이제 장호성 팀장님은 보호과의 수장으로서의 역할을 하시게 됩니다. 포부와 다짐 말씀해 주시겠어요?

장

무엇보다 직원들의 화합과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보호가 직원들이 잘 소통하고 화합하여 계요병원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맡은 자리에서 우리의 역할을 잘 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계요병원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같이 고민하는 부서가 되겠습니다.

이

성낙준 계장님도 부탁드립니다.

성

환우분들 외진 시 더욱 세밀하고 안전하게 챙겨드리겠습니다. 또한 보호과 직원들의 어려운 점들을 파악해서 지속적으로 개선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신규직원에 대한 여러 가지 부분에서의 교육 등을 잘 계획하고 실행해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이제 보호과의 짐을 후배들에게 넘기고 떠나시는 오세철 과장님께서 직원들에게 꼭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오

저는 보호과가 계요병원에 꼭 필요한 부서라 생각합니다. 직원들 모두가 애사심을 갖고 근무할 때 사고예방도 가능하고 안전하고 즐겁게 근무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

바쁘신 중에 인터뷰에 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호과는 우리 병원에 없어서는 안될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서임을 다시 한번 상기하면서 앞으로 더욱 즐겁게 일하는 보호과가 되시길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